2014. 10. 28. 03:00
브라운관 속에, 스피커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나와 직접 알고 지내지는 못했더라도 어딘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듯한 느낌이 들게 마련이다. 일면식도 없지만, 수십년 째 그 곳을 지키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어릴적 옆집 아저씨, 혹은 삼촌을 만나는 듯하다.
그 삼촌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멍하니 몇 시간 째 그 삼촌의 목소릴 듣고 있다.
멋있는 사람은 멋있게 가야 하는데,
온몸에 덕지덕지 수술자국을 남겼을테지.
쿨하지 못하게.
내일이 되면 모두들 아무 일 없었다는듯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어제 떠난 그 삼촌만 빼고.
허망하다.
허망하다는 단어가 이리도 잘 어울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