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도리도리b 2011. 10. 5. 00:06
은퇴를 2년 앞두신 노교수님의 수업.

앞으로 사람은 120살 까지 살게 될거라시며
당신은 이미 전반기 60년을 끝내고 다시금 3살이 되었다신다.

문득, 나의 60살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25살의 나는 술과 담배에 찌든 피폐한 삶을 살고 있는데
35년 후라고 뭐가 달라질까.

운동이라고는 고작 숨쉬기운동이 전부.
밥은 하루에 잘먹으면 2끼. 보통은 1끼.
밤새는걸 아무렇지 않게 여기면서 눈 아래는 다크서클이 상존하고.
매일 오전에는 잠에 취해있거나 술에 취해 있거나.

갑자기, 60살. 그러니까 후반기 0살의 나에게 미안해진다.
늙어서 돈은 벌어놨는데 쓰지도 못하고 골골거리겠지.
간암이든 폐암이든 항암치료다 뭐다 머리도 좀 빠져 있을거 같고.

이런 저런 상념들에 빠져 내 생활을 반성하다 보니
어느새 수업이 끝나간다.

교수님의 맺음말.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로는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이나 보통 사람이나 생활습관을 비교해보면 전혀 차이가 없다는거야... 결국 유전자가 더 중요하단 거지."

아.. 1시간동안의 자기반성을 무색케하는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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