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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2.08 피피티 만렙.
  2. 2011.12.08 태미러스. 목욕의 신.
  3. 2011.12.05 불의와 침묵
posted by d도리도리b 2011. 12. 8. 23:29

피피티 만렙의 칭호를 받은지 어언 1달이 되어 간다. 이번학기에 초고퀄리티로 생산한 피피티가 4개. 고퀄리티가 3개. 그저 그런게 2개. 물론 그저 그런것도 만렙이 생산한 건데 이미 범인이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레벨이다.

Prezi라는 신기술이 등장 했을때. 많은 중생들이 피피티의 시대는 저물었다며, 그 화려함에 놀라워하며 대거 노선을 갈아 탔다. 후훗. 위기는 곧 기회다. 저들은 피피티로 어느 정도 수준이 가능한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한 번에 제압했다.

교수님이 "대단히 스타일리쉬한 피피티"라며 칭찬을 한다. 그 다음 부터는 감히 Prezi 따위로 발표자료를 작성하는 용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방점은 아이패드 스타일 피피티로 찍었다. 이미 내용엔 아무도 관심이 없다. 다음 슬라이드가 무엇이 나올지에 사람들 눈이 초롱초롱하다. 피피티를 공개하라는 거센 압박에 시달린다.

이후 하나 둘 씩 내 스타일의 발표자료를 생산해 내는 치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른바 "빈류"라는 새로운 유파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오늘. 첫페이지부터 "빈류"의 흔적이 나타나는 피피티가 여럿 눈에 띈다. 하지만, 그림이 내용을 반영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집어 넣은 것. 그림 채도가 너무 강해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것. 글상자 명암이 좋지 않아 내용을 알아볼 수 없는 것. 기본적인 배치 센스가 없는 것. 아예 기본이 안된 것. 등등. 아직은 따라 오려면 멀었다.

슬그머니 웃음을 짓는다.

오늘도 나의 승리군.






은. 개소리고.
십탱 이거 좀 그만 하고 싶다. 한 번 잘 만들어 놨더니 기대치가 점점 높아져서 이거 뭐 대충할 수가 없다. 그리고 십탱 왜 발표자료 만들기 사다리는 나 혼자 타는건데. 니들도 컴퓨터 켜고 끌줄 알잖아. 십탱 나도 할일 많은데 요리조리 빠져나가서 떠맡기려는게 너무 얄밉다.



왜 맨날 나는 내 앞가림도 안되는 인간이 남들 앞가림 한다고 정신이 팔려 있는걸까? 그런다고 누가 떡이라도 하나 더 주는것도 아닌데. 

내일 까지 장학금 신청일이다. 총대는 장학금에 가산점이 크다고, 혹시 될지도 모른다고 신청해 보라는 치도 있었지만, 안될거 뻔히 안다. 성적에 그리 관심을 두지도 않았고, 채플도 안 갔으니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매번 남들 좋은일 해주고 제돈 내고 학교 다니려니 너무 아깝다. 

젠장. 나서지 말고 그냥 소시민으로 살았어야 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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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도리도리b 2011. 12. 8. 23:05

어느새 단골이 되어 버린 맥도날드 홍제점에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빅맥을 쑤셔 넣고 나오던 저녁 무렵. 목이 근질근질해짐을 느낌과 동시에 목욕탕 간판이 눈에 들어 온다. 목욕탕을 가 본지가 언제였더라.

월례 행사에서 어느새 연례 행사로 바뀌어 버린 목욕탕 나들이.

피같은 천원을 자판기에 쑤셔 박고 최신식 때수건도 한장 뽑아냈다. 오늘 씐나게 때를 밀어 보려고 마음을 먹고 탕에 들어 간다. 최첨단 방수 시계로 초를 재서 딱 30분만 앉아 있는거다. 내가 이럴때 쓰려고 100달러나 더 주고 크로노 기능이 있는걸 샀지. 버튼 누르... 어? 버튼이 없어졌네. 아놔. 수리비 또 왕창 깨지겠구만. 이래 저래 돈 나갈일만 자꾸 생기네.

온탕엔 할아버지 두 분이 이미 자리를 잡고 계신다. 전두환 닮은 분이랑 노태우 닮은 분이랑. 좋아. 오늘 등은 태우형께 부탁해야 겠다 다짐한다. 탕에서 누군가를 마주 보고 있는 순간은 참 뻘쭘하기가 그지 없다. 눈은 계속 마주치는데 할 말은 없고. 그렇다고 새파란 젊은 놈이 먼저 말 건네기도 뭣하고.

한참을 앉아 있었으니 이제 때를 밀어야 겠군. 고작 5분이 지났다. 급격히 힘이 빠진다. 또 한참을 앉아 있었다. 고작 10분이 지났다. 도저히 참을 수 없다. 이벤트탕, 안마탕, 회오리탕, 좌탕 기타 등등 탕을 전전하지만 이 심심함을 이겨낼 수가 없다. 싸돌아 다니다 보니 어느새 체력도 바닥이 난다. 어쩔 수 없다. 천원이나 준 최신식 때수건이 아깝긴 하지만 그냥 때밀이 아저씨에게 밀어야겠다. 오늘은 수업도 열심히 들었고, 병원에서 일도 열심히 했고, 방사선 사진도 열심히 찍었고, 싸인도 3개나 받았으니 나에게 상을 줘야 겠다.

이 동네 때밀이 아저씨는 다행히 할아버지가 아니다. 안 미안해도 되겠다. 그래도 눈을 뜰 수가 없다. 목욕한지 한참이나 지났는데 얼마나 때가 나올지는 안봐도 뻔하다. 차마 그 광경을 내 눈으로 보고 싶지 않다. 부끄럽잖아. 환자들이 치과에 와서 양치 못했다고 부끄러워 하는게 이 느낌일까?

여튼 때밀이 아저씨는 열심히 내 몸 구섞구섞을 훑고 있다. 아 아저씨. 거긴 아까 밀었는데... 어지간히 많이 나오긴 하나보다.

갑자기 아저씨가 한 숨을 쉰다. 아... 올게 왔구나.
"휴... 뭐 하길래 때가 이렇게 많소? 올해 밀어 본거 중에 최고요."
칭찬이다. 흐흐흐. 본전 뽑았군.

여튼. 개운해졌다. 다시 이 동네에서 제일 깨끗한 원내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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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도리도리b 2011. 12. 5. 03:11
매우 불합리한 일이 주변에서 벌어진다.
약자라는 이유로, 그들은 힘없이 물러 났고.
힘있는 그자는 자리를 지킨다.
그리고 다수는 침묵을 지킨다.

처음엔 놀랐다.
곧 분개 했다.
또 분노 햇다.

그 분노가 행동의 의지를 낳았지만,
어느새 의지는 두려움에 묻힌다.
그리고 게으름에 묻힌다.

그리고
나는 침묵한다.
너도 침묵한다.

씨발.

나도 한심하고
너도 한심하다.

단테의 신곡에서 몇 번째 지옥인가가..
"도덕적 위기의 시기에 중립을 지킨 자들을 위한 지옥"
이었던거 같은데

지옥가기 딱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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