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생 일기
특수클리닉
d도리도리b
2011. 5. 12. 23:12
5살3개월 인아.
PMH : Leukemia, Bone marrow transplantation history, Chemo Tx 4회. 성장 지연으로 갑상선호르몬제제 투여 경험.
진료실 문을 들어오자마자 시키지 않아도 자기자리를 찾아 가더니 그 높은 체어를 기어 올라가서 눕는다. 앞니가 다 빠져 훤한 잇몸을 드러내며 입을 크게 벌리고 선생님을 말똥말똥 올려다 보고 있다.
어린 녀석이 벌써 병원에 익숙해져 있는듯 해 마음이 좋지 않다. 곧이어 이어진 s-s crown 과, 신경치료. 마취를 하긴 했지만 아프고 무서울텐데 불평 한마디 없다.
손을 내려다 보니 의자를 부셔져라 꽉 쥐고 있다.아무말 없이 손을 잡았더니, 이미 땀범벅이다. 차분해 보이고 안정되 보이는 이 녀석도 극도로 긴장해 있었던 것이다. 고 자그마한 손으로 내 손가락을 세게도 쥐고 있다. 병원 문턱을 얼마나 드나들었을까, 또 얼마나 아팠을까를 생각 하니 코끝이 시큰거린다.
확실히 협조도가 좋으니 진료는 빨리 끝난다. 체어에서 안아다 내려 주니 금새 엄마 뒤로 숨는다.
다행히 골수이식을 받고 항암치료도 무사히 다 끝냈다고 하니, 더 이상 아플 일은 없겠지만, 부디 어릴 때 기억을 다 잊고 건강하게 자라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